절벽송(絶壁松)
/李時明
누란지세(累卵之勢) 천길난간 낭떠러지 끝 가파른 바위녘에, 홀로꿋꿋이 영혼의 심지(心志)를 박고
사활(死活)을 건, 구도승(求道僧)처럼 백척간두( 百尺竿頭)에 선 고독(孤獨)한, 외송(嵬松)한 그루
헤아릴 수 없는 세월 모진 풍화(風化)와 위태로운 침식(浸蝕)을 딛고 천년의 침묵(沈默)으로 이어지는 묵조선경(默照禪境)의 고승(高僧) ... ...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아득히 멀고 먼 날 흐드러지게 구성진, 어느 저문 가을날
여린 홀씨 하나 바람결에 흐르고 흘러 척박한 저 절벽 그루터기에서 삭풍(朔風)을 딛고 운명처럼, 가냘픈 뿌리를 내렸다.
아! 삶이란, 바로, 저와 같은 것을...
인생이라는 고해(苦海)의 바다에서 조각배처럼, 선회(旋廻)하며 부유부침(浮流腐沈)하는 사람들아!
네 수고로운 짐과 부질없는 욕망(慾望) 모두 다 벗어놓고... 묵조선경(默照禪境)에 든 저 고승(古僧)의 고요한 외침을 듣고 처연한 가르침을 배우자. -----------------------
선도주 (40:31) 아산 쌍용마을 느티까페 앞에서... 2010.06.06. / 多勿-이시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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