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碍-자작詩文방◈

기적(奇蹟)/이시명(李時明)

Demian-(無碍) 2014. 9. 4. 17:13

 

기적(奇蹟)

 

/李時明

 

바싹 말라 흉한 몰골

고사목인 줄 알았는데,

이슬망울 살짝 맺히더니

간밤 새,

도둑처럼 싹이 틔었다.

 

움직인다는 것

꿈틀거린다는 것,

호흡과 호흡, 숨결이

쉬임없이 이어진다는 것

기적이 아니던가!

 

죽은 것은, 죽은 것이 아니다

다만, 그렇게 비춰질 뿐

죽음은, 다른 삶의 연속이고

삶은, 죽음의 또 다른 행보인 것을

 

생사(生死)의 자취가 끊어진 자리

해탈(解脫)이라, 일렀던가!

아서라,

부질 없는 허상(虛想)이라

나고 죽고, 죽고 나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

존재하는 모든 것이, 바로

경이로운 기적의 연속인 것을...

 

2006.05.05. /구하무애

(坵河-無碍堂)-[多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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