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奇蹟)
/李時明
바싹 말라 흉한 몰골
고사목인 줄 알았는데,
이슬망울 살짝 맺히더니
간밤 새,
도둑처럼 싹이 틔었다.
움직인다는 것
꿈틀거린다는 것,
호흡과 호흡, 숨결이
쉬임없이 이어진다는 것
기적이 아니던가!
죽은 것은, 죽은 것이 아니다
다만, 그렇게 비춰질 뿐
죽음은, 다른 삶의 연속이고
삶은, 죽음의 또 다른 행보인 것을
생사(生死)의 자취가 끊어진 자리
해탈(解脫)이라, 일렀던가!
아서라,
부질 없는 허상(虛想)이라
나고 죽고, 죽고 나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시사철
보이는 것, 보이지 않는 것
존재하는 모든 것이, 바로
경이로운 기적의 연속인 것을...
2006.05.05. /구하무애
(坵河-無碍堂)-[多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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