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한(忙中閑)
/李時明
운문령 넘어가는 구름은
때때로 추상화를 그리고
가지산중 삼목원 뜨락엔
망중한의 게으른 신선군.
진창 우짖는 매미울음과
찰랑거리는 풍경쇠 소리
찌르륵 대는 찌르라미와
풀벌레 지저귀는 소리들.
쫑긋쫑긋 산새울음 뒤로
컹컹 개짖는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자동차 굉음도
이곳에선 모두 자연의 순음
협주곡의 일부가 된다.
나뭇잎새는 살랑살랑
별빛처럼 반짝거리고
개구리는 멀뚱히 앉아
뚬벅뚬벅 볼우물 판다.
사방 곳곳에서 꿈틀대는
생명의 소리, 소리, 소리들
무릇, 살아간다는 것은 모두
저마다의 고단한 축복이다.
2014.07.31
/구하(坵河)-무애(無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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