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오줌
-똥 오줌에 관한 소고(小考)
/李時明
쉬이 친근히 만지지는 못할지언정
결코, 얼굴찌푸리거나 혐오하지 마라
똥통에 바글대는 구더기와 파리들
그기에 붙어사는 무수한 미세세균들
그들과 하등 다를 바가 없는 것이
우리 인간의 실상이요, 참모습이라
천지의 무궁한 조화의 이치로
사람과 동물이 내뱉은 숨똥과 배설한 똥이
초목들에게는 귀한 생명줄로 신선한 자양분이 되어
뿌리가 번성하고 무성한 가지가 솟아오름이니
온갖 꽃과 열매가 그로인해 맺히고 열리는 것이다
또한, 뭇 초목이 내뱉은 숨똥과 그 배설한 똥이
사람과 동물에게는 귀한 생명의 자양분으로
바로, 신선한 공기가 되는 것이 아니던가...!
이 편에선, 별 쓸모없는 듯한 배설물이
저 편에선, 귀한 생명의 양식과 젖줄이 되고
이 편과 저 편은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서로서로 상생(相生)하는 이치가 있음이니
이 것이 바로 우주의 대원력이 아니고 무엇이랴
보라!
무소불위의 진시황과 천하의 양귀비라 할지라도
똥 오줌을 잘 누지 못하면 곧 바로 죽게 되는 것이니
똥 오줌을 잘누고 못누고에 긴한 생명줄이 달렸음이네
차마 말하기 거북스런 실상을 발토(發吐)함이지만,
애써 역겨워 싫다말고, 긴히 삼켜 볼 말이 아니랴
사람 눈엔, 더럽기 그지없는 악취덩이 하수구 맨홀 속이
모기떼거리들에게는 바로 천국의 요람이자 도원경이고
온갖 꽃들이 배설하는 분비물이 흐드러진 꽃밭 화원이
사람들에게는 황홀한 향기의 밭이요, 실락원이 됨이라
생각의 고착(固着)을 바꾸고, 한번 돌이켜 봄직함이리.
사람의 주관적인 잣대로만 우주만물을 가늠하지 마라
저 불가사의한 거인(巨人)-우주(宇宙)가 내려다 보면,
무한수 세균과 똥간의 구더기, 파리, 모기들이나 사람이나
모두가 그기서 그기인, 미미한 생명현상에 불과한 것이니...
엄히, 고찰하여 자각하고 긴히 자숙해보아야 함이라.
우주의 항문(肛門)이 한바탕 흐드러지게 싸놓은 똥이
저 은하(銀河)의 무수한 별(星)이 되었으니,
그 수많은 별 중에 말똥같이 작은 똥무데기 하나가
우리가 사는 이 곳, 지구(地球)라는 땅덩어리임을,
우주의 자궁(子宮) 성기(性器)가 흥건히 싸놓은 오줌이
저 은하(銀河)의 무수한 물(水)이 되었으니
그 수많은 은하(銀河) 중에 우물(井) 하나가
우리가 사는 이 지구(地球)의 바다가 됨이라.
그래서 바다가 짠 이유인 것이다.
말똥구리, 소똥구리, 똥파리를 우습게 보지마라
너도 나도, 저들 곤충과 하등 다를 바가 없음이다
......
......
기실인즉, 똥 오줌은 생명의 원천이요
생명의 바탕이자, 근원터가 되는 것이니
쉬이 친근히 만지지는 못할지언정
결코, 얼굴찌푸리거나 혐오하지 마라
똥 오줌 그 속에 무수히 피었다가 지는 명(命)
비록, 만물의 영장이라 하지만
태초(太初)에 본시(本始) 우리는
저 광대무변한 우주가 흥건히 배설해놓은
똥 오줌 속에 뒹굴며 붙어사는 숱한 목숨들 중에
미미한 생명체요, 하나의 생명현상에 불과한 것이다.
2011.03.05./-[無碍堂-無碍]-
-[多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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