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
/李時明-無碍(礙)
실은 좁쌀같기도
또한 거대하기도 한,
우주 한마당 뜨락에
매일 어김없이 출근해
붉은 도장인주 꾹 찍고
만물을 온기로 보듬는 해는
땅거미 스물스물 피어오르면
소리없이 가출한 소년처럼,
무형의 바톤을 달에게 넘기고
흔적없이 사라진다.
어스름 어둠을 헤집고
맞선보러 나온 숫처녀 처럼,
살가운 은빛 분냄새와
은은한 향수를 머금은 달은
애기품은 엄니 젓가슴 처럼,
만물을 감싸고 보다듬는다.
해와 달은
영원히 서로 만날수는 없어도
그 마음은 둘이 아닌 하나다
현란한 조명 불빛속 도심에도
그늘진 세상어귀 구석진 곳에도
숨결과 손길이 닿는데 까지
온훈한 빛으로 비춰주고 보듬는다.
보라, 너희들은 해와 달의 자손
천박한 이기와 삿된 욕심을 버리고
해와 달, 저 아비어미 품성을 닮고
오직, 밝음과 베품 정신으로 살라.
그것이 생명의 참된 몫이고
삶의 본질이자 근본이다.
본심본 태양앙명
(本心本太陽昻明)
인중천지일
(人中天地一)
2022.12.02. - (Dem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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