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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대사(西山大師)가 입적하기 직전에 읊은 시...<소개글>

Demian-(無碍) 2011. 2. 28. 17:46



서산대사께서 입적하기 직전
읊은  시 

人 生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고.
출세 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군고.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고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고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고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가
모두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고,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고, 큰소리 치지말고
명예를 얻었다고,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간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에 편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하지 말고,
얼기 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

모든 게, 다 바람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시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요.
줄게 있으면 줘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하누. 


내 것도 아닌데...
 
삶도, 내 것이라고 하지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소.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 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피고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을 탐내시요.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게 있소.


살다보면,
기쁜일도 슬픈일도 있다만은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표정 짓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게 있소.

기쁜표정 짓는다 하여
모든게 기쁜 것만은 아니요.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렇게 사는겁니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