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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仙人掌) /李時明
Demian-(無碍)
2023. 8. 1. 16:36
선인장 (仙人掌)
/李時明
살갖조차 검게 태우는
사막의 잔인한 햇살
황사 모랫 바람 속에
붉은 점액질 각혈 삼킨다.
망각의 늪을 헤치고
타협할 수 없는 반역
가시 능선 위로 솟구쳐
푸르게 일어선, 프리클리 페어.
온 몸을 덮어 세운 가시털
너희를 향한 무장이 아닌
살아 남기 위한 몸부림
처연한 사투 흔적이다.
사정없이 쪼아대는
광염(狂炎)으로 부터,
관 속을 타고 흐르는
피의 증발을 막기 위함.
나를 일러, 누가
가시돋힌 꽃이라 말하지 말라!
너희가 바라던 매혹한 향기
나에겐 하나도 없다.
꿀벌, 나비, 필요없다!
광막한 사막에서, 홀로
무시로 끓어 역류하는
푸른 수액으로 차 오를 뿐,
날마다 점액으로 분열하며
자좌(刺座)매듭 마디 위로
매양 홀로, 오직 홀로서만
그저 솟구쳐 오를 뿐이다.
2006.07.28.
/無碍-(Demian)-(多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