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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逍遙遊)

Demian-(無碍) 2022. 10. 11. 11:02

逍遙遊(소요유)

  - 李時明

사박사박 가을비가
처맛자락을 간지르며
소근소근 속삭입니다.

흙.바람.하늘.구름.
가로수 나뭇잎들도
가을을 어루만지며
나직히 속삭입니다.

그래그래, 맞아맞아.

흙, 너의 일부가
나의 몸이 되엇고
바람, 너의 일부가
나의 숨결이 되엇고
먼지, 너의 일부가
나의 뭇세포가 되엇어.

하늘, 너의 일부가
나의 마음이 되엇고
별, 너의 일부가
나의 눈이 되엇고
빛, 너의 일부가
나의 영혼을 되어주엇어
참으로 경이롭고
고맙고 또 감사한거야.

구름솜사탕을 머금은
비취옥빛 하늘아래로
내밀한 감응의 소요(逍遙)
고요한 침묵으로 이어지는
성찰(省察)의 자아(自我)
내가 바로 너였고
네가 곧 나였음을..

자연은 나의 전신(全身)
나는 자연의 분신(分身)
알아차림의 시간...

나무그늘 아래
대붕(大鵬)을 벗하며
逍遙遊(소요유)를 즐겼던
莊子(장자)의
無礙自在 妙樂境
(무애자재 묘락경)

그게 바로
이런 거였으리.

2022.10.10.
가을바람 친구와 악수를 나누며..
/無碍(礙)-(Dem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