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碍堂·李時明◈

절룸바리 왕후와 제왕의 비명/이시명

Demian-(無碍) 2014. 4. 6. 17:12

 

 

절룸발이 왕후와 제왕의 비명/이시명

-(허공 속의 빈 메아리)

 

/구하(坵河)-無碍堂

 

나는 바람이로소이다.

허공 중에 잠시, 일어났다

사라지는 바람이로소이다.

 

나는 구름이로소이다.

빈 바람 따라, 무시로 떠돌다

사라지는 구름이로소이다.

 

나는 별이로소이다.

시공도 없는 암흑의 적멸 속에,

잠시 반짝이다 사라지는 불꽃같은

나는 별똥별이로소이다.

 

나는 풀이로소이다.

무시로 피엇다 지는

이름없는 풀이로소이다.

조건과 인연따라, 약초가 되고,

독초가 되기도 하는 풀

-나는 본래 이름없는 무명초이로소이다.

 

나는 거지로소이다.

티끌 같은 목숨 줄,

이 작은 몸뚱아리 지키고자,

하늘과 땅사이에 모질게 기생하며,

한평생 이래저래

비럭질만하다 가는 거지,

욕심부린 만큼 잔뜩 빚만지고 가는

무지랭이 거지이로소이다.

 

나는 바보이로소이다.

한 점, 물방울에 공연히

천근의 상념과 만근의 업보를 심고,

한껏 허깨비 춤을 추다,

결국 나자신에게 조차,

그 빈 허상에 속고마는 바보이로소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알 수가 없는 구중궁궐 속에서

혼자 살다가는 왕.

 

산다는 것은...

피울음 우는 아우래비 접동새처럼,

혼자서 남몰래 속울음 삼키다 가는 것을...

 

아~나는, 나는, 눈물의 왕이로소이다.

 

(일장춘몽...꿈 속의 꿈을 깨지 못하는 한,

우리는 모두가 우매한 왕

-절룸발이 왕후와 제왕들이다.

 

꿈 속에서 꿈을 꾸는

지금 너는 누구이며,

너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이 뭣꼬오~?

 

2013.07.05. 이시명

/구하(坵河)-무애(無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