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록 (回想錄)
-꽃의 회상
-李時明
모진 풍파, 겨우내 칼바람 세월
어금니 꼭 깨물고 잔뜩 웅크리며
간절히 간절히, 봄을 기다렸어
초경하는 봄, 사타구니 비집으며
혼신을 다해, 깨알머리 디쳐밀고
간신히 굳게 잠겼던 문을 열었어
검게 딱지 진, 두터운 껍질-벽을 뚫고
눈부신 햇살아래 몽우리로 개벽할 땐
핑크빛 흥분으로 짜릿함을 만끽했지
벌과 나비-곤충, 사랑 듬뿍 받으며
홀씨 하나씩 품에 담아 주고, 매번
오르가즘에 온 몸, 파르르~떨었어
저무는 가을 끝자락, 문턱 너머로
아름다웠던 사랑, 소복히 머금고
실개울 품에 우아하게 몸을 날렸지
그렇게, 나는
생의 마지막 여행을 떠났던 거야
사람들은 이렇게 이르더군!
-낙화유수(落花流水)...
-제행무상(諸行無常)...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2006.4.23.-[루오-樓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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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한동방문학 [대동문]
글쓴이 : 한박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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